대부분의 그림을 시작하는 분들이 한 번쯤은 이런 질문을 합니다.
"그림을 잘 그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러면 흔히 듣게 되는 대답이 있죠.
"크로키를 하세요."
이 말을 수십 번은 들었지만, 저는 항상 의문이 들었습니다.
대체 왜 크로키를 해야 하는 걸까?
어떤 장점이 있는 걸까?
어떻게 해야 제대로 하는 걸까?
이런 고민을 하다 보니 크로키를 할 이유를 찾지 못했고, 결국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장점을 모르니 동기부여도 되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오늘은 크로키를 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의 주제
- 크로키를 왜 해야 하는가?
- 드로잉이란?
- 크로키를 하면 뭐가 좋을까?
- 크로키를 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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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크로키를 왜 해야 하는가?
크로키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림을 잘 그린다'는 기준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뭐든지 그릴 수 있는 사람?
- 그림이 멋있는 사람?
- 구도, 색감, 드로잉이 좋은 사람?
사람마다 스타일과 방식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그렸다고 느끼는 공통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퀄리티(완성도)**입니다.
SD 캐릭터의 단순한 매력, 애니메이션의 간결한 표현, 게임 원화의 깊이감
모든 그림의 스타일들은 잘 조화롭게 갖춰지고, 완성도가 높을 때 그림이 멋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취향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은 종종 퀄리티 높은 그림을 보면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은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오히려 못 그린 그림들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취향을 찾아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림이 잘 그려 보이려면 다양한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고, 그 요소들을 골고루 올려주는 것이 크로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 실력을 올리는 필수 요소
- 통찰력 (객관안)
- 보는 눈을 기르는 것. 어디가 틀렸는지, 어떤 부분이 어색한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함.
- 형태력
- 인체나 사물의 비율, 균형 잡힌 배치,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
- 관찰력
- 실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 관찰력이 좋아야 다른 능력들도 함께 성장함.
- 선
- 위 요소들을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
- 동세
- 인체나 사물의 움직임과 흐름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능력.
- 꾸준한 연습 & 피드백
- 가장 중요한 부분. 크로키를 통해 연습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핵심.
크로키는 단순한 연습이 아니라, 위의 모든 요소를 한 번에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다음으로는 드로잉에 대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2. 드로잉이란?
드로잉은 단순히 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과정입니다. 즉, 형태, 명암, 색감, 질감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것이죠.
드로잉은 크게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나뉩니다.
- 선 드로잉(Line Drawing)
- 형태와 구조를 선으로 표현하는 기초적인 방식.
- 선의 강약과 방향성을 통해 입체감을 나타낼 수 있음.
- 톤 드로잉(Tone Drawing)
- 명암을 활용해 입체감을 표현하는 기법.
- 물체의 부피감을 강조할 때 유용함.
- 제스처 드로잉(Gesture Drawing)
- 대상의 움직임과 생동감을 빠르게 잡아내는 기법.
- 크로키와 비슷한 개념으로, 전체적인 흐름과 동세를 연습하는 데 유용함.
- 컨투어 드로잉(Contour Drawing)
- 외곽선을 따라가면서 형태를 표현하는 방식.
- 손과 눈의 협응력을 높이는 연습에 도움됨.
드로잉을 잘하려면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의 구조를 이해하고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크로키를 왜 해야 하는가?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자연스럽게 이해하셨을겁니다.
위에 설명했던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에
크로키에 대부분의 이유가 들어가 있습니다.
- 빠르게 형태를 파악하는 능력 향상
- 짧은 시간 안에 핵심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대상의 구조를 빠르게 이해하는 능력이 길러집니다.
- 드로잉 실력의 전반적인 향상
- 단순한 연습이 아니라, 형태, 동세, 선의 흐름 등을 한 번에 연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 선의 자신감 증가
- 짧은 시간 안에 그려야 하므로 망설이지 않고 빠르게 선을 긋는 연습이 됩니다. 이를 통해 선이 더 정돈되고 강해집니다.
- 관찰력 강화
- 크로키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물의 구조와 특징을 파악하는 능력이 향상됩니다.
- 동세 표현 능력 향상
- 인체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이해하고 빠르게 표현할 수 있는 감각이 길러집니다.
- 꾸준한 연습 습관 형성
- 크로키는 부담 없이 짧은 시간 동안 할 수 있어, 꾸준한 연습 습관을 기르는 데 효과적입니다.
4. 크로키를 하는 방법
크로키를 하는 데에도 꽤나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중점적으로 공부할지에 따라서 다른 것이죠.
예를 들어 짧게 크로키를 할 것인지 (30초~1분) , 디테일 위주로 팔 것인지(관찰력)
실루엣 위주로 할것인지 (형태감) , 흐름 위주로 딸 것인지 (빠른 흐름 파악) , 도형화 (구조 파악)
1. 실루엣 크로키
대상의 외곽선과 형태를 중심으로 빠르게 잡아내는 크로키 기법입니다.
일반적인 크로키가 선을 이용해 형태와 구조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는 반면, 실루엣 크로키는 빛과 덩어리를 활용하여 전체적인 형태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사람은 사물을 이해할 때 먼저 실루엣을 봅니다. 그런 특징을 이해한다면 실루엣 크로키는 굉장히 좋은 크로키입니다.
2. 제스처 드로잉
제스처 드로잉은 대상의 움직임과 에너지를 빠르게 포착하는 드로잉 기법입니다.
일반적으로 30초~2분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인체의 동세(gesture)를 표현하는 연습 방식으로, 빠른 관찰과 간결한 표현이 핵심입니다.
3. 도형화 크로키
인체의 복잡한 형태를 단순한 기하학적 도형으로 나누어 표현하는 기법입니다.
인체를 원, 사각형, 삼각형 등 기본 도형을 통해 분석하고 그리는 방식으로, 보다 간단한 형태로 몸의 비율과 구조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세밀한 디테일을 추가하는 연습입니다.
구조를 이해하고 연습하는 데에 좋은 크로키입니다.
처음 연습할 때는 크로키를 할 사진 위에다가 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4. 면 크로키
면 크로키는 인체를 여러 개의 평면으로 나누어 그리는 기법입니다.
이 방식은 주로 입체적인 형태를 평면적으로 단순화시켜 그리는 것으로, 인체의 면을 단순화하고 각도를 파악하는 데 유용합니다.
형태감, 빛의 이해, 구조를 이해하는 데에 좋은 크로키입니다.
다양한 스킬들을 올릴 수 있어서 굉장히 좋은 크로키입니다.
시간을 짧게 할수록 동세, 구조에 집중하고 길게 할수록 소묘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최대 15분 이상 가는 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짧게도 추천 안 드립니다.(30초~60초)
처음에 할 때는 5분~10분을 권장드려요.
크로키를 할 때 연필로 하는 게 좋다는 분들도 있는데
저도 원래는 수작업 파(만화창작학과)여서 연필로만 5년 넘게 그렸습니다.
그랬더니 현실의 연필 질감에 너무 익숙해지다 보니 컴퓨터로만 가면
그 느낌과 질감이 안 나서 너무 어색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타블렛으로 그리는걸 추천드립니다.(최종적으로 타블렛으로 그릴 건데 , 굳이 연필로 그릴 필요가 있나...)
그 대신 딱딱한 펜 (필압이 적게 적용되는) 그리고 선에 집착하지 마시고
브러시를 적당히 크게 설정하여
입체와 구조에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ctrl+Z의 빈도수도 줄어들게 됩니다.
꼭 크로키는 빠르게 그리라는 게 아니라
집중하여 하나하나 의미 있는 선을 그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제가 설명한 것을 토대로 자신이 뭐가 부족한 지에 따라서
그날그날 무엇을 할지 정하시길 바랍니다.
크로키 사이트를 쓰면 길어질 것 같으니 다음에
더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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